금강경/금강경결제발제문-초불연

18회 조사는 최상승이고 아라한은 소승인가 1. 4쌍8배

자수향 2009. 3. 12. 01:41

조사는 최상승이고 아라한은 소승인가: 4쌍팔배(예류, 일래, 불환, 아라한)


[문맥] 9-1.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수보리여. 참으로 ‘[성자의] 흐름에 든 자[預流]’가 ‘나는 예류과를 증득했다’는 [생각을] 내겠는가?”
9-2.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수보리여. 참으로 ‘한 번만 더 돌아올 자[一來]’가 ‘나는 일래과를 증득했다’는 [생각을] 내겠는가?”
9-3.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수보리여. 참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자[不還]’가 ‘나는 불환과를 증득했다’는 [생각을] 내겠는가?”
9-4.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수보리여. 참으로 아라한이 ‘나는 아라한과를 증득했다’는 [생각을] 내겠는가?”
10-1.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수보리여. 여래가 연등 여래 아라한 정등각의 곁에서 얻은 그 어떤 법이 있는가?”
수보리가 대답했다. “참으로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가 연등 여래 아라한 정등각의 곁에서 얻은 그 어떤 법도 없습니다.”

먼저 사쌍팔배(四雙八輩)에 대해서『아비담마 길라잡이』에서 인용한다.

출세간 마음(lokuttara-citta)은 세상(loka)을 넘어서는(uttara) 과정으로 구성된 마음이다. 이런 유형의 마음은 생사의 윤회로부터 해탈하고 괴로움의 소멸인 열반을 증득하도록 인도한다. 출세간의 마음에는 모두 8가지가 있다. 네 단계의 깨달음인 예류, 일래, 불환, 아라한이 그들이다. 각각의 단계는 다시 도의 마음(magga-citta)과 과의 마음(phala-citta)의 두 가지 유형의 마음으로 나뉘어진다. 모든 출세간의 마음은 열반이 대상이 되며 道와 果로서 그 역할이 서로 다르다.

도의 마음은 정신적 오염원들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며(예류도의 경우는 영원히 약화시키는 역할을 함) 과의 마음은 도가 만들어낸 그 경지의 해탈을 경험하는 역할을 한다. 도의 마음은 유익한 마음이고 과의 마음은 결실로 나타난 마음이다.

여기서 반드시 유념해야 할 점은 각각의 도의 마음은 오직 한 번 일어나고 오직 하나의 심찰나(cittakkhan*a)만 지속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것을 증득한 사람의 마음의 흐름(상속) 중에 결코 반복해서 일어나지 않는다. 그에 상응하는 과의 마음은 도의 마음 바로 다음에 일어나며 두 개 혹은 세 개의 심찰나동안 지속한다. 그 다음에 반복해서 일어날 수 있으며 과의 증득(phala-samāpatti, 4장 §22-4와 9장 §42참조)이라 불리는 출세간의 禪의 수행으로 많은 심찰나동안 지속되도록 할 수 있다.

도와 과는 위빳사나 수행(vipassanā-bhāvanā)을 통해서 얻어진다. 이런 수행은 통찰지의 기능[慧根, paññindriya]을 강하게 하는 것을 포함한다. 정신[名, nāma]과 물질[色, rūpa]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주시함으로써 수행자는 이들의 특상(lakkhan*a)인 무상하고[無常, anicca], 괴롭고[苦, dukkha], 자아가 없음[無我, anatta]을 식별하는 것을 배운다. 이런 내관(vipassanā)을 완전히 익히게 되면 출세간의 도와 과가 생겨나는 것이다.(9장 §§22-44를 참조할 것)

1. 예류도(預流道)의 마음(sotāpatti-magga-citta): sotāpatti는 sota와 āpatti의 합성어이다. 그 중에서 sota는 √sru(to flow)의 명사로 ‘흐름’의 뜻이고 āpatti는 ā(향하여)+√pad(to go)에서 파생된 명사로 ‘~에 들어감’, ‘~를 가짐’의 뜻이다. 그래서 ‘흐름에 듬’의 뜻이며 預流者라 한역한다. 수다원(須陀洹)이라고 음역하기도 한다. 이 단어에 도를 뜻하는 magga를 붙이면 sotāpatti-māga가 되고 ‘예류도(道)’로 옮기고 있다. 이렇게 하여 일래, 불환, 아라한까지 도(道, magga)와 과(果, phala) 두 가지씩을 더하여 아비담마에서는 4가지와 8가지를 설하는데 이를 사쌍팔배(四雙八輩)라 옮기기도 했다.

여기서 보듯이 거스를 수 없이 해탈로 흘러드는 것이 예류이며 이런 증득을 경험하는 마음이 예류도의 마음이다. 여기서 흐름(sota)은 정견, 정사유, 정어, 정업, 정명, 정정진, 정념, 정정으로 이루어진 성스러운 팔정도이다.
마치 강가 강이 끊임없이 히말라야산에서 바다로 흘러들 듯 출세간의 성스러운 팔정도도 정견이 일어남으로 열반의 증득으로 끊이지 않고 흘러든다.

물론 팔정도의 각지들은 덕이 높은 범부들의 세간적인 유익한 마음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이 각지들은 그들의 목적지인 열반에 고착되지는 않는다. 범부는 인품이 바뀌어서 법(Dhamma)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류를 증득한 성스러운 제자들에게 도의 각지는 그 목적지가 고착되어 도도한 강물처럼 열반으로 향하는 것이다.
예류도의 마음은 첫 번째 세 가지 족쇄들 ― 즉 유신견과 의심과 계율과 의식(儀式)이 [열반으로 인도한다고] 집착하는 것―을 잘라 버리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악처로 인도할 만큼 강한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도 잘라버린다. 이 마음은 다른 다섯 가지 마음, 즉 사견과 함께 하는 탐욕에 뿌리박은 네 가지 마음, 그리고 의심과 함께 하는 어리석음에 뿌리박은 마음을 영원히 제거해버린다. 예류를 증득한 자는 구경의 열반에 도달하는데 까지 최대 일곱 생이 더 남아 있으며 악처에는 결코 태어나지 않는다.

2. 일래도(一來道)의 마음(sakadāgāmi-magga-citta): sakadāgāmi는 sakad+āgāmi로 분해되는데 sakad(Sk. sakr*d)는 saki나 sakid로도 나타나는데 ‘한 번(once)’의 뜻이다. āgāmin은 ā(향하여)+√gam(to go)의 명사로 접미어 ‘-in’이 붙으면 ‘~하는 사람’이 되며 그래서 ‘한 번만 더 돌아 올 사람’의 뜻이 된다. 이 경지를 증득한 사람은 한 번만 더 이 세상에 돌아오게 된다는 의미이다. 현장스님은 一來者로 한역했으며 사다함(斯陀含)으로 음역하기도 한다. 이 마음은 일래자의 경지에 들게 하는 성스러운 팔정도와 연결된 마음이다.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족쇄 이외의 다른 족쇄들을 더 제거하지는 않지만 거친 형태의 감각적 욕망과 악의를 희박하게 만든다. 이런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해탈하기 전에 오직 한 번만 더 이 세상에 태어난다.

3. 불환도(不還道)의 마음(anāgāmi-magga-citta): anāgāmi는 an(부정 접두어)+ā(향하여)+√gam(to go)의 명사로 접미어 ‘-in’을 붙이면 ‘~하는 사람’의 뜻이 되어 ‘다시 돌아오지 않는 자’라는 의미다. 不還者로 한역되고 아나함(阿那含)으로 음역되기도 한다. 이 세 번째 도를 얻은 자는 욕계세상에는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 만일 이런 성자가 그 생에서 아라한과를 얻지 못하면 색계세상에 태어나며 거기서 반열반을 성취한다. 불환자의 마음은 감각적 욕망과 악의의 족쇄를 잘라 버리며 성냄에 뿌리 한 두 가지 마음을 영원히 제거해버린다.

4. 아라한도(阿羅漢道)의 마음(arahatta-magga-citta): arahatta는 동사 √arh(to deserve)의 현재분사형을 취해서 만든 arahat(주격명사형은 arahan이다)에다 추상명사형 어미 ‘-tva’를 붙여서 다시 추상명사화 했다. 그래서 ‘아라한 됨’이란 의미이다. 아라한의 문자적인 의미는 ‘대접과 존경을 받을만한 분’이란 뜻이다. 이 단어는 고대인도어 일반에서 쓰이던 용어인데 불교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불교적 해석을 하게 된다. 즉 모든 번뇌를 멸한 자야말로 참으로 대접과 존경을 받아야 할 자라고 정의하며 4쌍8배의 마지막 단계로서 수행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를 아라한이라 표현하고 있다. 불교에서는 그래서 아라한을 정신적인 오염원들로 이루어진 적(ari)을 부수어 버린(hata) 자<<kilesasankhātā arayo, sam*sāracakkassa vā arā kilesā hatā anenā ti arahā.(VT)>> 등으로 설명한다. 아라한도의 마음은 아라한의 완전한 해탈을 직접 나타나게 하는 마음이다. 이 마음은 다섯 가지 더 미세한 족쇄들, 즉 색의 세계에 대한 집착, 무색의 세계에 대한 집착, 아만, 들뜸, 무명을 파괴해버린다. 이것은 나머지 유형의 해로운 마음들도 제거한다. 그것은 사견과 함께 하지 않은 탐욕에 뿌리 한 마음 네 가지와 들뜸과 함께 한 어리석음에 뿌리 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