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향 2009. 3. 30. 02:30

이리하여 '팔정도'란 이런 여러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바르게 보는 태도(정견), 바른 행위(정사,저어,정업), 바른 생활(정명), 바른 수행(정정진,정념,정정)임을 알게 된다.

 

 

(7) 나도 밭을 간다.

 

 

      믿음은 내가 뿌리는 씨

     지혜는 내가 밭가는 모습

     나는 몸에서 입에서 마음에서

     나날이 악한 업을 제어하나니

     그는 내가 밭에서 김 매는 것.

     내가 모는 소는 정진이니

     가고 돌아섬 없고

     행하여 슬퍼함 없이

     나를 편안한 경지로 나르도다.

     나는 이리 밭 갈고 이리 씨 뿌려

     감로의 열매를 거두노라.

 

                                                                                       ([상응부경전] 7:11 耕田. 한역동본, [잡아함경 ] 4:11 耕田)

 

이것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경 중의 하나이다.  그때 붓다는 마가다국의 시골인 에카사라라는 마을에 있었다. 그 마을 이름은 다른 경에도 나오는데 , 붓다가 여러 신자들을 상대하여 법을 설하고 있을 때 악마가 도전해왔다는 것도 그 마을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것은 어쨋든, 붓다와 그 제자들은 어디에 살든지 간에 하루하루의 생활을 탁발에 의지 할 수 밖에 없는 것이어서 이런 탁발에서 일어난 일을 기록한 것이 바로 이 경이다.

 

그 아침에도 붓다는 어느 집 앞에 서서 탁발을 했다. 그것은 바라문의 집이었는데, 마침 씨 뿌리는 철이었으므로 그 집 주인인 바라문은 마을 사람들을 시켜서 그 줍니를 서둘고 있던 참이었다. 바라문이란 예전부터 내려오는 사제자여서 제사를 주관하는 것이 그의 소임이었으나, 붓다 시대에는 아마도 바라문이 너무 많았기 때문인지 농사를 짓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그 바라문은 붓다가 탁발 온 것을 보자 앞으로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

 

"사문이여, 나는 밭을 갈고 씨를 뿌려서 내가 먹을 양식을 마련하고 있소. 당신도 또한 스스로 밭 갈고 씨를 뿌려서 당신이 먹을 양식을 마련하는 것이 좋지 않겠소?"

 

그것은 아마도 날카로운 어조의 도전이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생각건대 그 바라문은 종교인의 생활을 청산하고 농사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그에게 새로운 인생관이 생겼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겠다. 일하지 않는 사람은 먹지도 말라. 현대식으로 말한다면 이런 생각이 그 말 속에 포함되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면 니 도전에 대하여 붓다는 어떻게 응수했던가? 그것은 우리에게 매우 기이한 인상을 주는 말씀으로 나타났다.

 

     "바라문이여, 나도 밭을 갈고 씨 뿌려서 먹을 것을 얻고 있느니라."

 

그것을 들은 바라문이 자기의 귀를 의심하는 듯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이 눈 앞에 선하다. 아마 그는 얼마 동안 붓다의 얼굴만 멍하니 보고 있었으려니와, 이윽고 다시 물었다.

 

   " 사문이여, 우리는 누구 하나 당신이 밭을 갈고 씨 뿌리는 모습을 본 적이 없소.

     대체 당신의 모습은 어디에 있소? 그리고 당신의 소는 어디에 있소?

     당신이 밭을 간다고 한 것은 무슨 뜻인지 나는 묻고 싶소?"

 

그 때 붓다가 대답한 말씀이 앞에 든 게송으로 표현되어 전해 오는 것이다. 거기서 붓다는 내가 뿌리는 씨는 믿음이요, 내 모습은 지혜가 그것이라고 했다. 또 나날이 악업을 제어하는 것은 곧 김매는 작업이며, 내 소는 무엇이야 하면 정진(정진)이 그것이 바 이 소는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히 나아가 물러섬이 없고, 또 그 행한 결과에 대해 뉘우쳐야 할 일도 없다고 했다. 그리고  이것이 내 농사요, 그 수확은 감로의 열매라고 결론을 내렸던 것이다. 감로는 '不死', '天酒'라고도 번역된다. 그것은 꿀같이 달고 향기가 높으며, 한 번 먹으면 죽는 일이 없다는 전설이 있다. 고대 인도에서는 신의 음식이라고 생각되었거니와, 불교에서는 이것으로써 그 궁극의 경지를 나타내는 일이 많다.

 

그런데 붓다가 "나도 밭을 간다."고 대답한 것은 아마 그 순간에 떠오르는 즉흥적인 말씀이었겠지만 침으로 의미 심장한 바가 있다고 하겠다. 그 뜻을 해명하면 붓다의 가르침의 기본적인 성격도 어느 정도 드러나게 된다고 여겨지므로, 이제 그것에 대해 얼마간 설명해 볼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