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향 2009. 4. 19. 11:03

(5) 삼보(三寶)

 

 

 

"너희가 무인 광야를 가게 될 때는 여러 공포가 있을 것이며, 마음

은 놀라고 머리카락은 곤두서리라. 그런 때는 마땅히 여래를 염하라.

여래는 응공(應供;붓다를 일컫는 이름의 하나, 마땅히 중생의 공양을

받을 만하다는 뜻), 정등각(正等覺;평등한 진리를 깨달은 사람이라는

뜻.역시 붓다를 일컫는 말), 불(佛),세존이시라고, 이리 염하면 공포가

사라지리라.

 또 법을 염하라. 부처님의 바른 법은 현재에 능히 번뇌를 떠나게 하고

때를 기다릴 필요가 없으며, 통달 친근(通達親近)하여 자각에 의해

알 수 있는 것이라고, 이리 염하면 공포가 사라지리라.

 또 승(僧)을 염하라. 세존의 제자들은 잘 수행하고 바로 수행하고 세간

의 복전(복의 원인)이라고, 이리 염하면 공포가 사라지리라."

 

                                                                                          ([잡아함경] 35;11 비사리고객 毘舍利賈客)

 

여기에서는 한역만이 있을 뿐 팔리 삼장에는 없는 경을 다루어 보겠다. 그 개략을 소개하면 이렇다.

 

밧지국의 서울 베사리 교외에 마루가다라는 못이 있고 그 못가에 세워진 중각 강당에 붓다가 머물고 계시던 때의 일이다. 그 곳은 큰 숲과 연해 있었기 때문에 대림중각 정사라는 이름으로 자주 경전에 나타나는 고장이다.

 

마침 그 때 베사리에서는 많은 상인들이 타카시라로 떠나기 위해서 채비를 서두르고 있었다고 한다. 잉 일절은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지만, 좀 설명해 두지; 않으면 안 될 점이 잇다. 베사리가 당시의 인도에서 가장 번영하는 도시 중의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그곳이 여러 나라 무역의 중계점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상인들이 가려고 했다는 타카시라는 멀리 인도의 북서부에 있던 도시이며 거기서부터 당시의 교통로는 동남쪽으로 뻗어 ,사바티,베사리, 그리고 라자가하에 이르게 되어 있다. 이른바 '장자'라고 불리는 대상인들은 대상을 조직하여 그 길을 왕래하면서 국제간의 무역으로 큰 이익을 올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타카시라로 떠나기 위해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상인들도 그런 대상의 하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런 일을 알아두면, 그들이 붓다를 찾아가서 가르침을 받게 되는 그 뜻이 잘 이헤될 터이다.

 

그런데 여행 준비를 서두던 상인들은 마침 붓다가 마하바나정사에 계심을 알자, 곧 거기로 붓다를 찾아가서 여러 가지 설법을 들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에는 붓다와 그 제자들을 초대하여 정성껏 공양했다. 여기에 인용한 일절은 그 공양이 끝나고 나서 붓다가  그들을 위해 이야기한 가르침의 일부분이다.

 

"너희는 이제부터 무인 광야를 가게 될 터이다. 여러 가지 공포를 맛보아야 하리라."

 

그들이 지금 가려고 하는 길은 붓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그것이 장사하는 길이요 무역하는 길이었지만, 붓다에게는 그것이 전도의 길이었다.

라자가하-베사리-사바티 사이를 붓다는 몇 번이나 오고 갔던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