Ⅳ- 3. 절을통한 건강법
세번째 꼭지
우리는보통 사찰이나 사원을 절이라 부른다. 절은 순 우리말이다. 왜 사찰을 절이라 부르게 되었는가 하면 절을 많이 하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그만큼 절은 불교의 가르침과 그 성격을 특징적으로 상징해 주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대부분 스님들은 행자 시절 사미계를 받기 위해 했던 삼천배의 용맹정진과 계를 받기 위해 금강계단을 오 르던 기억을 잊지 못할 것이다. 그 계단을 올라갈 때까지 그간 물들었던 세속적 가치관과 생활방식, 나라는 아만의 형식을 모두 버리기 위해 절이라는 형식을 통해 상기시키고 다짐한다. 티벳의 수도 라사에는 사원을 향해 가는 순례자들의 행렬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런 행위를 볼 때 그들 마음 속에 자리한 진리에 대한 외경심과 신앙심을 볼 수 있다. 또한 절은 아만의 키를 한껏 낮추어 상대를 존중한다는 표시이기에 하심의 의미도 강하다. 즉 절은 내 존재를 낮추어 무아를 실천하려는 적극적인 자세 이다. 그리고 그런 마음가짐과 수행 속에서 고통 받는 중생을 향한 자비심이 솟아오르는 법이다. 그러므로 절은 스스로 가르침을 실천하고 내면화하는 하나의 수행법이다. 또 절은 참회나 기도를 더욱 깊게 성숙시키 며 궁국에는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신행의 시발점이자 끝이다. 이러한 의미에 더해 절은 종교적인 공덕 외에 심신을 건강하게 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효과도 가져온다. 여기에 의학적인 해석을 곁들여 절 수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건강법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이는 동양사상 이나 의학에 조예가 깊기 때문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음양과 오행에 대해 가지고 있는 지식과 절 수행을 통해 스스로 알게 된 건강법과 그 이치를 간략하게 소개해 보려는 의도이다. 지금 우리는 서양의학에 익숙해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몸의 질병과 건강 보존은 한의학, 즉 동양 의학에 의존해 왔다. 동양의학은 중국 고대로부터 음양의 조화와 오행의 상생사상을 운용하여 사람의 생리 를 설명하고 사람에게 발생하는 병리를 설명하는 것이다. 당연히 음양과 오행의 단계를 조절하는데서부터 병의 치료가 시작된다. 또한 동양의학은 음양오행을 통해 인체 뿐만아니라 인간과 자연계의 평형까지도 고 려해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지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음양오행은 주역에서 영향받았다. 주역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미래의 길흉화복을 점치는 점술 의 하나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주역은 사실 역사적으로 내려 오면서 인간들이 축적한 삶의 경험 을 직관적, 형상적, 논리적,변증법적,상수적 사유로서 정리해 밝혀온 하나의 사상체계이다. 동양학자는 물론이고 동양사상에 심취한 서양학자들은 주역을 매우 치밀하게 학분적으로 연구해왔다. 정 신분석학자 융은 무의식의 심층 심리학을 다루면서 주역 속에 내재된 놀라운 요소들을 연구하고 자신의 연 구에 도입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현재 미국의 하버드대 물리학 대학원이 주역을 전공필수과목으 로 정하고 있고 우리나라 대학의 한 공학교수는 음양오행을 환경공학에 접목시키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기 도 하다. 주역이나 몇 가지 동양사상은 신비적인 요소가 강하게 작용하여 탄생되고 발전된 것이지만 그것이 구체적 인 수련으로 실천하는 과정 중에 몸을 건강하게 하는 방법으로 모색되었다. 음양의 조화는 사람의 심신을 자연과 화해의 상태에 놓음으로써 질병에 저항하는 능력을 증강시킨다. 이는 이제 상식으로 통하는 이야기 이다. 음과 양, 이것을 살폈을 때 미미한 차이는 있지만 물극즉반(物克卽反; 사물은 극에 이르면 곧 반전한다.), 음양겸체(陰陽兼體; 음양의 양면은 서로 겸하며 서로 제약한다.), 음양유행(陰陽流行; 양이 변하여 음이 되 고 음이 변하여 양이 된다.) ,음양대대(陰陽對待; 음 속에 양이 있고 양 속에 음이 있다.) 등의 말에서 볼 수 있듯이 음양사상은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는 것이 아닌 화합과 균형에 그 의미가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 다. 절의 건강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간단하게 음양오행의 이해를 시도해 보자. 사람에게 있어 음양은 여자와 남자 노인과 아이로 표현되고 자연계에서 음양의 표현은 달과 해, 밤과 낮, 물과 불, 겨울과 여름 등으로 나타나고, 성향은 내성적 외향적, 소극적 적극적, 고요함과 활동성 등이며, 생 김에 있어서는 작음과 큼, 적음과 많음, 낮음과 높음, 멈춤과 진행 등으로 표현한다. 음양은 이처럼 사람,자 연, 방향, 성격, 인체 등 모든 요소에 서로 반대되는 성향끼리 나눠진 것이고 이러한 요소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워야 이치에 맞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木, 火, 土, 金,水의 오행은 서로 만나면서 도와주거나 해가 되는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는데 이를 상생(相生)과 상극(相克)이라 한다.즉 상생은 木生火(나무가 있어야 불이 활활 타오르는 이치),火生土(알맞 은 온기는 흙에 생명력을 더해 주는 이치), 土生金(흙은 각종 광물을 생성하는 이치), 金生水(광물은 물에 생명력과 영양분을 더해 주는 이치), 水生木(물이 나무를 키우는 이치)를 말하고, 상극은 木克土(나무가 흙 의 영양분을 빨아먹는 이치), 土克水(흙이 물을 메워버리는 이치), 水克火(물이 불을 끄는 이치), 火克金(불 이 금을 녹이는 이치), 金克木(광물질로 만든 기구가 나무를 자르는 이치)이다. 오행은 (목화토금수)에 따라 기후 기능,신체,성정,방면을 표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위의 오행을 다시 상생 상극의 이치대로 오장의 상생상극의 이치를 나타내 보자.
이와 같은 형태들은 서로가 바탕이 되고 보충되며, 또 서로 통제하고 억제한다. 이것을 조화라 했을 때 조화가 잘 이루어지면 신체가 건강하지만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오행끼리 서로 영향을 주어 몸의 신체를 이루는 내장이 상하게 된다. 이쯤에서 이제 절을 하면 음양과 오행에 있어 어떤 기능과 요소들이 서로 영양을 주고 받아서 건강하게 되 는지 그것을 살펴보자. 절을 하면 먼저 2맥과 12경락, 365혈을 자극하고 그것에 영향을 준다. 합장을 하면 다섯 손가락과 손바닥 이 서로 마주 닿는데 동양의학에서는 다섯 손가락 안에 간장, 심장, 비장, 폐, 신장과 온 몸이 축소되어 있 다고 본다. 여기서 수지침이라는 침술법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무릎을 꿇고 앉을 때 발과 발을 포개어 얹 으니 발에 있는 위경,비경,방광경,신경,담경,간경 등을 자극해 발지압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절은 삼배, 백 팔배,천배,삼천배 등 여러번하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지속적인 운동의 효과를 내는 것이다. 또 절을 하게 되면 우리의 신체가 가지고 있는 물기운과 불 기운을 잘 다스릴 수 있다. 자연계에서 물은 위 에서 아래로 흐르지만 인체에서는 물 기운은 위로 흐르고 불 기운은 아래로 흐른다. 즉 신장과 물을 뜻하는 오행 중 수(水)는 북쪽을 뜻하고 인체에서 북쪽은 배꼽 아래를 말한다. 그러므로 신장의 서늘한 기운이 위로 상승해 정신을 맑게 한다. 그리고 인체의 남쪽은 심장인데 혈액이 머리까지 돌고 심장을 통과해 따뜻한 온기 가 신경지류를 통해 발 끝까지 온다. 우리가 흔히 머리는 차갑게 하는 것이 좋고 하체는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알고 있는데 그것은 이러한 원리에서 나온 말이다. 인체의 물과 불의 기운을 잘 다스리면 냉철한 이성과 뜨거운 열정을 지닐 수 있고 이 러한 상태를 의식하지 않고도 도울 수 있는 것이 절이다. 다음으로 절을 할 때 자극을 받는 등과 배 부분을 살펴보자. 등줄기를 타고 뇌하수체액이 다니는 들숨과 날 숨의 영향을 받으며 물길이 올라가는 독맥은 머리를 순환시키고 원기를 증강시켜 머리를 좋게 한다. 불길이 내려오는 임맥, 주로 복부 가운데 소화기관으로 정수리에서 항문까지 연결되어 있어 소화되면서 연소열을 아래로 내보낸다. 이것이 원활하지 않으면 병이 오는데 절은 이렇듯 원기와 진기를 잘 조화시켜 精,神,氣가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자극시킨다. 다시 절을 해서 물을 위로 올려 보내는 것은 차가운 이성으로 법을 세우는 것이고 불을 아래로 내려 보내 신 경지류 말초까지 흘려 보내는 것은 제멋대로 날뛰고자 하는 욕망을 의지력으로 제어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 다. 그러나 모든 병은 몸이 경직되고 지나친 과로에서 오는 것이므로 한 곳으로 치우치는 것은 좋지 않다. 절을 많이 하다보면 가슴과 복부 근육은 경직되고 목덜미와 등쪽은 이완된다. 그러므로 절을 끝내 다음에는 일어서서 꼭 반대로 몸을 뒤로 젖혀주는 운동을 해야 한다. 이렇게 해주어야 앞 뒤 근육의 조화를 이루게 된 다. 음양이 지향하는 것처럼 모든 것은 조화를 찾았을 때 건강해지는 법이다. 그러므로 절 또한 너무 지나치 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 계속해서 꾸준히 자신의 신심과 건강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원활한 방향으로 쓰인다 면 좋은 일인 것이다. 다시 앞의 말을 요약하면, 절을 하면 주요 관절과 기혈점을 자극하게 되고 기와 혈을 잘 흐르게 하기 때문에 사람의 혈색이 좋아지게 한다. 신체에서 혈기와 정신은 인간 생명의 기초이며 경맥은 혈기를 운영하고 음양 을 조화시키는 통로가 된다고 본다. 그러므로 인체에서 음양이 조화롭게 운용되면 사람의 오장육부는 곧 정 상적인 기능을 발휘하고 정신도 맑아지며 사람의 인체도 건강하게 발육되어 생명 또한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건강할 수 있다. 우리가 절에 다니는 이유는 행복해지기 위해서이다. 행복의 가치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건강이 가장 큰 행복의 요소일 것이다. 절 수행은 참회하는 마음과 순화된 마음, 겸손함과 바른 자 세를 길러주기 때문에 사람에게서 안정된 성품의 향기가 배어나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인 것이다.
부처님을 받들어 섬기며 정성으로 예배하면 다섯 가지 공덕이 있다. 얼굴이 단정해 지고 음성이 맑고 청아하며 부귀하게 되고 좋은 집안에 태어나며 목숨을 마치면 천상에 태어 나느니라. 부처님의 모습을 뵙고 환희하는 마음을 가지니 얼굴이 단정해질 것이고, 부처님께 귀의하고 찬탄하기 때문 에 목소리가 곱고 청아하게 되며 부처님 뵐 때 꽃과 향, 등불로 공양올렸기에 부귀하게 된다. 또한 부처님 전에 겸허한 마음으로 고개 숙여 예배하고 마음에 집착을 버렸으니 좋은 집안에 태어나게 된다. ------증일 아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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