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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들짝-변화무쌍한 유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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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장관은 예비군복! 행안부 장관은 경찰복에 소방모!를 써야하나?

200자 논평 2009/03/06 12:26 최재천

기획재정부는 은행원옷을 입어야 하나요?
교육과학기술부는 교복을 입읍시다.
외교통상부는 턱시도를 입어야겠죠.
통일부는 한복을 입어야 하나요.
법무부는 아무래도 검찰이 주된 업무이니까 검사복을 입을까요.
국방부는 당연히 군복이지요. 예비역이니까 예비군복이겠죠.
행정안전부는 경찰복에 소방모를 쓰지요.
문화체육관광부는 연예인 반짝이옷 어떨까요.
지식경제부는 솔직히 생각히 잘 안납니다. 네티즌 여러분들 채워주시죠.
보건복지가족부는 의사들이 입는 하얀 가운이 어울리겠죠.
환경부는 친환경적인 풀로 엮은 옷 어떨까요.
노동부는 노동자들의 기름때 묻은 복장입니다.
여성부는 지극히 여성스러운 핑크색입니다.
국토해양부도 작업복 내지는 해군을 상징하는 그 옷 있죠.



대통령께서 뉴질랜드 순방중 농림수산부 장관은 작업복을 입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말이 무슨 의미일까요? 그렇게 옷을 입으라는 말일까요? 대통령이 늘 강조하는 '현장성' 그 의미 아닌가요? 탁상행정 하지말고, 작업복 갈아입고 현장을 직접 가서 살피고, 현장에서 뒹굴라는 의미이지요. 여기까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늘자 한국일보를 보니, 농림수산부 장관께서 이제 작업복을 입고 국무회의에 가겠다. 차관들도 입어라.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작업복만 입으면 어떻합니까. 관용차도 트랙터로 바꾸고, 경운기로 바꾸는 게 낫지 않나요? 신발도 장화를 신으셔야죠. 컴퓨터 대신 삽을 들고 출근하셔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런게 문제입니다. 화들짝 놀라 지시와 업무의 본질을 왜곡하는 행태말입니다. 전형적인 관료주의입니다. 보신주의입니다. 변화무쌍한 유연성이 특징입니다.

제발 현장성을 강조하는 대통령의 본래적 지시를 이행하십시오. 이렇게 되면 또 다른 지시를 해야 하잖아요.
두번 지시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러면 잔소리하는 사람이 되고, 장관들 입장에서도 자꾸 귀찮아지지 않겠습니까.

 

 

 

                                                              - 최재천의 시사큐비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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