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번째 꼭지
일체의 함이 있는 법은 꿈이요, 환상이요, 거품이며 그림자와 같으며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개와 같다 마땅히 이렇게 볼지니라. --------금강경
꿈, 환상, 거품, 그림자, 이슬, 번개.....세상에서 가장 허망하고 짧은 것들을 모아 비유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인간들의 삶이다. 있었지만 사라지는 것. 이 모양이었으나 저 모양인 것, 태어았으나 죽는 것, 이것이 무상이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찰나 동안에도 생겨나 (生)잠시 머무르고 (住)변화하며 (異)사라진다(滅). 이는 도장 을 찍은 것처럼 명확한 진리이다. 불교는 이 모든 것, 일체가 다 고통이라고 가르친다. 그런데 범부들은 왜 일체의 모든 것을 다 고통이라고 말하는가 하고 의문한다. 왜 생이 모두 고통이라고만 하는 가. 그 의문은 타당한 것이다. 그러나 인생의 무상함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변하고 사라지는 것들을 구하려 들고 그것에 집착한다. 명예, 권력, 돈, 안락, 풍요, 편리함.... 모든 이름 가진 것들은 변하고 끝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에 집착하는 것이 인간들의 속성이다. 그렇기 때문 에 인과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부처님께서는 이것을 고통이라고 하셨다. 변하고 사라지는 것들에 집착하면 결국 고통밖에 남는 것이 없다. 그 것은 마술쇼와 같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불교이다. 이 집착의 마음은 살아있는 영혼이나 죽은 영혼 모두가 마찬가지다. 무상을 철저하게 관찰하지 않으면 살아서 도 죽어서도 고통스럽다. 살아서는 실체없는 것들을 쫓고 집착하니까 괴롭고, 죽어서는 자신이 떠나온 육신과 의식에 집착해 괴로워한다. 그것은 결국 산 사람과 죽은 사람모두가 죽음이라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고 받아들이 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육신이 한 줌 재로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무상을 느낀다. 불교의 다비의식에서나 화장을 할 때, 죽은 이를 위해 그의 시신을 정갈하게 하는 의식을 행한다. 죽은 이의 몸 을 목욕시키고 얼굴과 발을 씻긴다. 그 다음 속옷을 입히고 겉옷을 입히고 복전을 씌운다. 그 다음 바로 앉히거 나 눕히고 불을 지피고 유골을 수습해 뼈를 부순다. 그리고 강이나 산, 들에 뿌린다. 여기서 세수,세족,착관, 기골,습골,쇄골,산골 등의 절차를 거행할 때마다 염불을 하게 하는데, 의식은 시체의 몸 을 위해 행하지만 그 때마다 하는 염불은 영가의 혼을 위한 설득과 외침이다. 그리고 그 설득과 외침은 영가 뿐 아니라 그것을 지켜보는 살아 있는 혼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 영가여 백골은 파괴되지만 파괴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법신은 온 세계에 가득차서 인간과 천상을 비추고 있습니다.
* 이 세상은 다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환상입니다. 당신께서 그토록 아끼시던 육신도 돌이켜 살펴 보면 살덩이는 흙으로 돌아가고 피와 침 따위는 물로 돌아가며 움직이는 기운은 불기운으로 돌아갑니다. 인연의 힘에 의하여 모였던 것이 인연의 힘이 다하여 제각기 갈 곳으로 흩어져 버린 지금 남아 있는 당신의 모습은 무엇입니까?
* 영가여! 정신을 가다듬고 인생의 실상을 관찰하십시오. 이제 얽히고 설킨 세상 인연과 모든 문제의 원인이였던 짐스러운 육신 덩어리를 떨쳐 버리고 나고 죽는 괴로움과 슬픔이 없는 대자유,대평화의 세계를 향하여 길을 떠나십니다.
이러한 염불 소리를 들으며 죽은 영가와 살아있는 혼들은 그 자리에서 함께 육신은 죽어 불에 태워져 부셔지고 마른 재가 되어 들판에 흩어져 날리는 것을 본다. 영가는 자신이 생전 느껴왔던 감정들, 기억들, 남겨둔 물건들이 자취없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살아있는 영혼들 은 앞으로 내 육신도 저렇게 없어지듯이 나에 속한 감정,기억,물건 등이 사라질 것을 본다. 영가는 그 모든 것이 인연 때문에 일어났음을 깨우치고, 인연이 다했기 때문에 사라진다는 것을 깨닫는다. 살아 있는 혼들은 지금의 생에 얽힌 모든 것들이 인연 때문에 일어났고, 이 인연이 다하면 사라질 것을 깨닫는다.
누구나 화장터에 가면 그러한 생각들을 사무치게 하게 된다. 그 때 삶의 의문들이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올때 이 물건은 무엇이며 갈 때 이 물건은 무엇이던가 오고 감에 한 물건도 본래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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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불은 삼독의 불이 아니라 如來一燈三昧의 불이니..... 이 빛을 보고 자성의 광명을 돌이켜 무생을 깨달아라 - 擧火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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