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에게 불교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저 H.클라르
이질적인 문화에서 성장, 불교적인 사고방식과는 아주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오늘의 서구 어린이들에게 불타의 가르침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근대화, 즉 서구화라는 관념이 보편화된 지금의 현실에 비추어 이는 비단 서구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어떤 이론을 정립한다거나 체계화시키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열살을 조금 넘은 두 아들을 가진 아버지로서 실제 나의 생활에서 경험된 것들을 바탕으로 모든 불교가정이 공통적으로 가질 수 있는 문제들을 모아 검토, 나름대로의 대안을 제시해 보려는 것이다.
과거 불교권의 사회에서는 사회 전체 구조가 불교적 가치관을 기반으로 하였기 때문에 불교 가정의 어린이 교육이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에 의해 시행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역사적ㆍ사회적 기타 여러 면에 있어서 급속히 변화되고 서로 다른 다양한 요소들이 뒤범벅이 된 오늘날, 특히 기독교나 유물론적 환경에 완전히 노출되어 있는 오늘에 있어서는 훌륭하고도 효과적이 불교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하게 요청된다 하겠다.
사실 부모가 그들 자녀 이외의 다른 어린이들에게 부처님 말씀을 가르칠 기회는 드물다. 그러므로 나는 이 글에서 불교도인 부모가 자녀에게 ‘어떻게 하면 불교를 가장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주로 언급하려고 한다.
우리의 스승이신 부처님께서는 우리들 스스로가 보고 듣고 검토하여 깨치도록 하셨지 맹목적으로 남을 믿으라고 하시지는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우리는 선배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다른 여러나라의 경험담을 받아들여 좋은 방법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 어린이를 지도하는데 선행되어야 할 몇 가지 원칙들을 하나씩 열거하면서 검토해 보기로 하자.
1. 어린이는 어른을 모방한다.
어린이 교육은 나이에 따라 달라야 하며 부모가 좋은 본보기가 되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임은 새삼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므로 부모가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매일을 살아간다면, 이는 어린이의 연령에 상관없이 가장 확실한 지침이 될 것이다.
어린이들의 관찰력을 높은 단계로 계발해 나아감에 있어서 모방심은 매우 큰 역할을 한다. 우리는 어린이들의 이러한 특성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러므로 불법이 입으로만 이야기되는 것이 아닌, 부모들 일상생활에서 실현되는 산불교가 되느냐에 어린이 불교교육의 성패는 달려 있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2. 분위기 조성은 어린이 교육에 도움을 준다.
부모가 스스로 좋은 본보기를 보여줌으로써 어린이를 교화시키는 것에 못지 않게 외적인 환경도 어린 시절의 교육에 큰 영향을 미친다. 불교 가정이라면, 적어도 부처님 사진이나 부처님 형상이 든 염주 정도는 마련되어 있을 것이다.
어린이들이 주위에서 늘 부처님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하거나 가까운 절에 자주 가서 꽃이나 향, 또는 촛불 공양을 올리게 하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어린이들로 하여금 부처님의 형상이나 불상자체를 영험이나 권위의 대상으로 예배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가장 위대한 인류의 스승으로 이 세상에 출현하셨음을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을을 갖고 예배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보살펴야 한다.
왜 어린이들이 불상에 공양 예블하는 것이 중요한가 ?
나이든 불자들이 단지 부처님께 예배하고 공양하는 것으로 바라는 것을 성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물론 바른 생각은 아닐 것이다. 그러한 관념에 바탕을 둔 모든 불교적 의식 행위는 그들의 마음을 밝히는데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장애가 될 것이다. 그리고 있지도 않은 어떤 형태의 의식을 시대에 맞게 한다고 우리 멋대로 만들어 내서도 안될 것이다.
그러나 어린이들은 색다른 구경거리를 좋아하여 꽃이나 향, 등불 등을 공양하기를 즐겨한다. 어른들에게는 불교를 철학적인 측면에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우리 어린이들에게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은 너무 심오해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이같은 점을 감안한다면 우리는 어린이들이 주로 예불할 수 있는 어린이 법당을 건립해 주는 방안도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전통적인 법당은 어찌 보면 어린이들에게 생소하고 으스스한 느낌마저 주므로 그러한 재래의 법당과는 다른 분위기로 지어진, 불단과 색감과 선이 보다 세련되고 현대적이어서 어린이들에게 친근감을 줄 수 있는 탱화로 장엄된 법당, 검토해 볼만한 일이라도 생각된다.
위에 언급한 몇 몇 간단한 불교의식들은 어린이의 마음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가깝게 느끼게 하며 선현을 공경하고 예배하는 좋은 습관을 길러 주어 불교도로서의 삶을 사는데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3. 축제를 활용한다.
어린이들은 축제를 매우 좋아한다. 기독교 및 기타의 다른 종교에서는 빈번히 성대한 축제를 갖고 갖가지 잔치와 행사를 벌인다. 이같은 것은 어린이들을 그 종교로 향하게 하는 일종의 인센티브, 즉 동기유발 요인을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불교에서도 초파일이나 성도일, 열반일 그밖에도 포살일과 같이 특별히 의미 있는 날을 축제일로 하면 좋을 것이다. 초파일이나 성도일과 같은 날에는 온통 잔치 분위기에서 화려한 옷차림에 절에 가서 준비해간 등을 달고 특별한 음식을 먹게 한다면 어린이들에게는 퍽 재미있는 놀이가 될 것이다. 이와는 아주 다르게 포살일 같은 날에는 검소한 옷차림으로 절에 가서 법회에 참석하고, 가정에서는 그날 하루 채식만 한다거나 죽을 먹는다든가 하는 일정한 계율을 지키는 것도 어린이들에게는 또 다른 의미의 축제가 될 것이다.
이러한 축제일에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아이들의 연령이나 인식 능력에 맞는 부처님 말씀을 가르친다. 때로는 아버지가 옛 불교도들의 감동적인 설화, 또는 본생담에 나오는 부처님의 전생이야기나 윤회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을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도덕성을 강조하고 비도덕적인 마음과 행위가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상세히 다루고 있기 때문에 매우 유익하다. 자신의 완성과 이웃의 행복을 위해 끝없이 자신을 버리는 부처님의 전생 설화인 본생담의 여러 이야기들은 어린이들이 고대인도 사회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그들의 마음에 업과 윤회의 개념을 자연스럽게 자리잡게 해 줄 것이다. 그리고 업과 윤회의 개념은 지적인 추론을 가장 적게 요구하므로 어린이들에게 가르치는데 적합한 개념일 수도 있다.
어린이들은 학교에서 그리스·로마 신화를 배우고 그리스 신들과 다른 신들간의 처참한 싸움에 관한 이야기를 수없이 듣는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우린가 본생담에 얽힌 유익하고도 재미난 이야기들을 어린이들에게 들려주기를 마다하겠는가?
사실 우리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완전히 이해하고 이를 어린이들에게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는 바른 방법만 알고 있다면 다 가르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한 노력도 하지 않고 어떤 이들은 불법을 이해할 수 없으리라 지레 단정하고 가르치지 않는다면 이는 참으로 커다란 잘못이다. 반면에 어떤 불자들은 어린이들에게 채식이나 참선을 강요 한다거나, 절을 많이 시키는 등의 지엽적인 것들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을 잘못 오도하는 가장 큰 요인중의 하나이다. 중요한 것은 어린이의 마음에 부처님 가르침의 씨앗이 싹틀 수 있는 토양을 일구는 것이다.
4. 어린이에 대한 불교 교육은 불자의 의무이다.
다른 종교들은 어린이들을 교화시키는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잘 짜여져 있어 신앙을 주입시키는 방법이 우리보다 훨씬 우세한 것이 사실이다. 왜 그럴까 사람들은 불교를 종교라기보다 철학에 가깝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혹은 불교의 특성으로 보아 누군가에게 어떤 사상을 주입 시키기 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스스로 분석 검토하기를 권하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불교가 우리의 삶에 있어 추구해야 할 가장 가치 있는 길이라는 것을 확신한다면 그것은 우리의 귀여운 자식들에게 반드시 전수해야 할 귀중한 유산이 아니겠는가?
만일 현대 사회에서 불교의 위치가 옛날과 같지 않다면, 이는 전적으로 우리의 자녀들에게 불교교육을 등한시한 우리자신의 책임이다. 내가 이 책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오늘날, 특히 서구사회에서의 불교교육은 가능하다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행해져야 한다는 점이다. 동양의 불교국가에서는 출가하여 승단의 일원이 되는 그 목적이 자신의 해탈에도 있지만 불법이 이 세상에서 끊기지 않고 이어지도록 하는 데에 있다고 하는 것은 우리가 깊이 음미해 볼 만한 점이다.
나는 물론 우리 불교에는 교육체계의 기초조차 확립되어 있지 못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책임을 거기에 전가하고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지 않은가. 그러기에 더더욱 우리 재가신자들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불교의 가르침을 가르치는 일은 불법의 전승이라는 성스럽고 중차대한 우리의 의무이다.
5. 불교 역사를 가르친다.
이미 언급한 본생담에 덧붙여 우리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부처님 재세시 그곳 사람들의 삶과 사회상, 그리고 근본 불교가 일어나게 된 역사적ㆍ사회적 배경 및 부처님의 일대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법의 수레바퀴가 어떻게 해서 인도 전역으로, 후에는 다른 여러나라에까지 굴러가게 되었는가를 이야기해준다. 이는 어린이들에 역사적 현실로서의 불교를 받아들이고 불교를 포괄적으로, 건전하게 이해하는 것을 도와줄 것이다. 그밖에도 우리는 부처님 당시의 제자들의 전기를 읽히는 것이 좋겠다. 부처님을 더없이 높은 스승으로 받들며 수도와 포교의 길에 헌신하였던 아난다, 사리불, 목갈라나 같은 제자들의 행적과 가르침을 읽게 한다. 인류 최고의 스승과 제자들 사이에 오간 숭고한 사랑과 신뢰의 이야기들은 아마도 어린이들의 감수성을 활짝 피어나게 하리라. 그리하여 그들의 마음에 높은 수준의 인간관계를 열망하게 하고 용기와 희망이 솟아나도록 할 것이다.
또한 여기에서 권하고 싶은 것은 과학과 불교가 일치되는 시각에서 쓰여진 책들을 읽는 일이다. 오늘날 과학자들은 대중들에게 알기 쉽게 우주법칙을 설명해 보이는 과정에서 그들의 발견을 수용할 종교로서 불교를 선택했다. 부모들 자신이 이러한 지식을 받아들여 어린이들에게 가장 과학적인 진리로서 불법의 이치를 알게 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제48차 전국어린이지도교사연수회Ⅰ-동영상 (0) | 2009.12.14 |
---|---|
우리 대각포교원 어린법회 싸이트는 어디에도 없네요^^ (0) | 2009.09.16 |
[스크랩] 플래쉬 동화/저승에 있는 곳간 (0) | 2009.09.07 |
[불교 플래시] 새똥과 금와정 (0) | 2009.09.07 |
[스크랩] 감동플레쉬 모음 (0) | 2009.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