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포교는 한국 불교 백년대계의 주춧돌이다. 한국불교의 미래를 이끌어 갈 어린이를 불제자로 키우는 것은 불교의 미래가 달린 중요한 사안이다. 어린이포교의 중요성은 인식하면서도 어린이포교에 대한 교단 차원의 투자와 관심이 다소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타종교가 어린이 선교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식하고 과감한 투자와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어린이용 도서를 보급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불교계는 어린이용 도서나 법회 교재 등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계종 포교원(포교원장 혜총)은 어린이포교 콘텐츠 개발에 주력했고 지난해 저학년용 어린이법회 교재인 「야호 법회 가는 날이다」와 고학년 교재인 「우리들의 부처님」을 출간했다.
이렇듯 어린이법회 교재에 발간에 탄력을 받은 조계종 포교원이 이번에는 영어법회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영어법회 교재를 발간해 눈길을 끈다. 「Hello! Dharma School」은 포교원이 중점사업으로 주력해 온 어린이포교 활성화 정책의 주요 성과물이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교재는 영어법회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는 국내외 사찰 법회지도자들이 영어와 불교를 함께 가르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이번 교재는 불교에 대한 기본 지식을 익히고 흥미를 지속적으로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Hello! Dharma School」은 총 3권으로 ‘본교재’와 아이들의 흥미와 참여도를 높일 수 있도록하는 ‘워크북’. 지도교사용 영어법회 활용지침서와 설법지침서 등 지도안으로 구성됐다. 또 원어민의 녹음한 시청각 자료, 플래시북 CD를 수록했다. 내용은 불교입문과정의 기초적인 수준이며 부처님의 생과 가르침을 익힐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체험 학습 프로그램으로 심화 학습 단계를 거치도록 하고 있어 지속적인 학습이 가능하다. 부처님 본생담을 비롯해 사성제 등 부처님 가르침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Hello! Dharma School」은 총 12과로 지도자들이 어린이들의 영어 수준에 맞춰 지도할 수 있도록 교육기간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종전에 발간한 어린이법회용 교재들처럼 시원한 원색삽화와 큰 글자가 눈길을 끈다. ‘컴퓨터 세대’로 불리는 어린이들이 플래시나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친숙한 점을 감안해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는 그림들로 흥미를 돋운다. 이와 같은 결과 그림만으로도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쉽게 전달된다. 글자 크기를 기존도서보다 키워 아이들이 분량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지 않고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한 부분도 눈여겨 볼만하다.
어린이 법회를 통한 불교교육이 선생님의 재량에 따라 주먹구구식으로 전개돼 왔다는 지적을 고려해 볼 때 이번 교재는 영어법회를 개설하려는 사찰이나 지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동시에 체계적인 학습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교원은 앞으로 국내 사찰에서 영어법회를 개설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한편 해외 사찰에 교재를 지원할 방침이다. 또 영어법회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도자워크숍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어린이청소년 포교 중심도량과 연계한 '어린이 영어법회 시범사찰'을 운영할 방침이다.
정유탁 포교원 어린이청소년팀장은 “영어법회 교재 발간은 어린이법회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우고 어린이법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어린이포교 활성화에 기여하는 종단 차원의 대작불사”라고 밝혔다.
최승현 기자 trollss@beopbo.co.kr
1028호 [2009년 12월 16일 2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