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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불교의 저력 - 사찰의 일요불교학교

호법 그리고 포교

by 자수향 2009. 4. 7.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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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가 경험해본 스리랑카 사찰내의 일요불교학교(Sunday school)에 대해 한번 적어볼까 합니다.

 

먼저 제가 묶고 있는 사찰에 대해 간략히 소개를 드리면 수도 콜롬보 북쪽에 있는 네곰보의 단코두와라는 작은 마을에 위치한 전형적인 농촌사원입니다. 네곰보라는 지역은 스리랑카의 유일한 국제공항인 반다라니야케 공항에서 1시간정도 거리에 있는 그리 크지 않은 해안도시입니다.  이 지역은 과거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의 식민지 지배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던 지역이라서 기독교, 특히 로마 카톨릭의 교세가 아주 강한 곳입니다. 마치 우리나라 대도시의 야경을 보고 있자면 곳곳에서 교회십자가의 불빛을 찾아볼수 있는 것처럼 이곳 네곰보 지역도 길가 곳곳에 로마 카톨릭의 성상과 십자가를 흔하게 찾아볼수 있어서 마치 유럽의 어느 도시를 온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그러한 주변 환경속에서도 꾿꾿히 불교신앙을 지키고 있는 이 절의 스님들과 신도들이 정말 대단하고 장하게 느껴 졌습니다. 

 

오늘은 일요일로 사찰에서 일요학교가 열리는 날입니다. 아침 7시부터 절 주변의 아이들과 자원봉사자, 교사들이 삼삼오오 말끔히 차려입고 절로 모여듭니다. 흰옷을 정갈하게 차려입은 아이들이 꽃과 홍차따위의 공양물을 정성스럽게 쟁반에 담아 불전에 공양을 올리는 모습은 큰 감동이었습니다. 수업은 아침 9시부터 시작되어 11시에 마치는 수업이 시작되기전에 마치 우리나라 초등학교에서 대운동장에 모여 입학식을 거행하듯 사찰 안마당에 학생들이 모두 모여 스님의 선창으로 빨리어 삼귀의와 오계를 낭송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는 각자의 연령과 등급에 따라 영어, 컴퓨터, 빨리어, 아비담마등을 가르치는 반으로 가서 수업을 받습니다. 우리나라 사찰이나 에서는 일반인이나 어린이들을 위한 빨리어나 아비담마 강의반이 있다는 이야기도 듣지 못했을뿐더러 설령 그러한 반이 있다고 하더라도 전통적인 사찰보다는 위빠사나 선원이나 포교당, 또는 승가대학이나 종립대학에서나 간혹 개설될 정도인데 그러한 경우에도 그것은 어린이나 청소년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일부 지식인들이나 학인스님들의 전유물입니다. 하지만 여기 절에서는 중고생정도의 학생들에게도 빨리어와 아비담마를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스리랑카는 경(Sutta)위주로 배우는 불교국가여서 아비담마(Abhidhamma)에 대한 공부는 전무할것이라는 저의 기존 선입관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절에서 학생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우유차이외에 학생들은 도시락을 지참해오거나 11시 수업을 마친후 집에서 점심을 먹음으로써 신도들이 절에 일체의 경제적인 부담을 주지 않는 것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컴퓨터, 교재, 책걸상등의 교육기자재도 부족하고 강의실도 협소해서 사찰 마당에 나와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이 못내 안스러웠지만 배움의 열기만큼은 대단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학생들을 위해 절의 신도들도 함께 나와서 학생들에게 제공할 우유차도 준비하고 절 경내 청소도 하는 등 일요불교학교가 열리는 날 만큼은 학생과 학부모가 하나가 된 모습이었습니다.

스리랑카는 상좌부 불교의 종주국이라고 하지만 실제 불교인구는 60%정도밗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함에도 우리가 스리랑카를 상좌부 불교의 종주국이자 메카라고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 이유는 역사적으로 이 나라가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의 계속된 식민지지배속에서도 불교신앙을 꾿꾿히 지켜왔으며, 부처님의 치아사리가 인도 칼링카에서 전래된 이래로 자신들의 섬을 상좌부 불교의 마지막 보존처로 인식하고 있는점,그리고 스리랑카 전역에 산재한 절들에서 일요일 마다 열리는 일요불교학교와 같은 지역민중에 뿌리내린 풀뿌리 불교에 있지 않나 생각해보았습니다. 이렇게 어렸을 때부터 사찰에서 불교식 교육을 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도 유물론으로 대별되는 물질주의나 서구 기독교신앙에 휩싸이지 않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삶을 살며 스리랑카 불교의 튼튼한 주춧돌이 되어 줄것입니다. 

 

 이렇게 어렸을 때부터의 불교식 교육이 중요하지만 정작 우리나라 절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법회나 교육에는 얼마나 신경과 관심을 쏟고 있는지 실로 반성해야 할 일입니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채식이나 108배, 염불등을 강요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스리랑카의 일요불교학교처럼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마음에 스님들을 공경하는 마음과 삼보에 대한 신심이 우러나도록 하고 불교를 중심으로 햐여 영어, 컴퓨터등의 실용적인 과목을 가르쳐서 불교와 자신들과는 전연 별개가 아니고 혼연일체이며, 절이란 곳은 스님들이나 은둔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신앙과 교육의 전당이며, 절에서 받는 교육을 통해서 아이들의 세속의 실생활에도 도움이 될수 있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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