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꼭지
' 휴가라? 사람에게 있어 휴가란 무엇인가? 사람들은 왜 휴가를 가고자 하는가? 사람들은 왜 휴가를 가고자 하는가? ...'
세속의 사람들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은 많은 날들을 번잡함 속에서 살아간다. 번잡함은 분명 인위적인 행위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번잡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의 의지대로 자유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얼마되지 않는 귀중한 시간이 휴가이다. 휴가는 인간에게만 있는 하나의 본능과 같은 행위이다. 우리는 본래 어머니의 자궁 이라는 태 속에서 잉태된 생명체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를 감싸 안은 완전한 품, 고향과 같이 아늑하게 쉴 수 있는 곳을 찾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람들은 정작 자기에게 주어진 자유로운 시간을 두려워한다. 정신과 육체를 맘껏 쉬게 하는 그 무위의 시간을 요즘의 사람들은 잘 활용하지 못할 뿐더러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자유, 자유를 찾아 살아간다고 한다. '무엇이 참 자유와 휴식이란 말인가' 이제 다시 그것을 곰곰 생각해 보아야 하겠다.
구양수가 숭산에 갔을 때의 일이다. 마음 닿은 대로 가다가 어느 절에 이르니 경치가 쓸쓸한데 한 노승이 태연히 경 을 읽고 있었다. 공이 말을 걸어도 돌아 보지도 않았다. 공이 물었다. "옛 고승들은 생사의 걸림길에서도 대개가 담소하면서 입적하셨는데 무슨 도리로 그렇게 되었습니까?" 그 스님이 대답하였다. "정혜(定慧)의 힘으로 그렇게 된 것입니다." "어째서 지금은 그런 인물이 없습니까?" "옛 사람은 생각 생각이 정(精)에 있었으니 임종이라 해서 흩어질 리가 있겠습니까? 지금 사람은 생각 생각이 산란 함에 있으니 어떻게 정을 얻을 리가 있겠습니까?" 구양수는 이 말을 듣고 탄복하였다.
법 높으신 스님들은 왜 죽을 때도 웃으면서 죽는가 하고 물었을 때 선사기 한 대답은 정혜, 곧 지관 때문이라고 말 한다. 모든 상념과 생각을 끊어 마름을 적정한 상태로 만든 止(Samatha)와 모든 형상을 지혜롭게 관찰하는 觀 (Vipasyana)이 바로 그 이유인 것이다. 지혜로운 관찰, 그것은 나 자신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 지각,호흡, 행위들을 바르게 인식하는 것이다. 가만히 있거 나, 걷고, 앉고, 하는 모든 행위 속에서 자신의 호흡과 감각과 지각들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내가 숨 쉬는 것을 인식 하고 내가 무엇에 대해 감정을 일으키는가를 관찰하고 그것에 마음을 빼앗겨 있는 자신의 생각으로부터 구출해 마 음을 항상 적정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지관이다. 잘 생각해 보면 번잡함은 어떤 인위적인 관계와 행위 속에서 빚어진다. 흙탕물을 맑히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오 염을 희석시키려 약물을 첨가하고 몇 동이의 물을 들이붓는 것이 아니라 가만히 놓아 두면 된다. 잠시 시간이 지나 면 불순물은 아래로 가라얹고 맑은 물은 위로 고이게 된다. 바로 그것이 지관이고 그것으로부터 나오는 마음과 몸 의 고요가 자유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본래부터 번잡함을 좋아하는 것도 인간의 본성이라 생각한다. 그러한 본성대로 살아가는 것 또한 인간의 숙명이라고 한다. 정혜의 노력이 생각만큼 쉽지 않으니 번잡한 모습대로 살아가 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사람들은 오랫동안 그러한 자신의 아집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 하기 때문에 생각과 생각 속에서 산란하고 죽음도 삶도 자유롭게 수용하지 못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불교인들은 육도윤회를 믿는다. 육도윤회란 간단하게 말하자면 중생이 죽어서 머무르는 여섯 군데의 장소를 말한 다. 천상,인간,아귀,아수라,지옥을 수만 겁이 지나도록 떠돌며 다시 생명을 받는 것이다. 그중 인간으로 태어나기가 가장 어렵다고 한다. 이는 인간으로 살아가는 이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일깨워 주는 비유이다. 윤회의 수레바퀴에서 본다면 우리의 지금 생이 휴가 받은 생이고 순간 순간이 모두 휴가의 삶이다. 우리는 잊고 지 내지만 육도 윤회의 수레바퀴 속에서 인간으로 태어난 이 삶이 바로 가장 소중한 것이다. 크게 보면 아무리 고달픈 삶도 육도 윤회하는 생명들 중에는 그래도 행운인 것이다.
'이번 생에 우리는 휴가를 받아 왔건만, 수행하지 않고 지내는 사이에 흰머리만 늘었구나. 인간의 몸 받은 것보다 더 좋은 휴가가 없고 인생의 온갖 것이 다 휴가인데 사람들은 정작 바다와 산, 강으로만 간다고 하는구나.'
말이 많고 생각이 어지러우면 점점 깨달음과는 멀어지리니 말이 끊기고 생각의 바람이 자면 통하지 않는 곳이 없네 ------------승찬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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