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좌를 결하고, 곧게 몸을 세우고, 얼굴을 대하여 마음챙김을 확립하시고서’라는
이 부분이 왜 구마라즙역본에는 빠져 있을까를 살펴보자.
1, 무엇보다도 사띠의 의미를 오해했다고 볼 수 있겠다. 부처님은 이미 깨달은 분인데 좌정하고 앉아서 어떤 식이든 마음챙김을 아니면
무엇 을 억지로 기억하고 있었다고 이해했다면 그렇게 무엇을 기억하고 계셨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지 않았을까 싶다.
만일 그렇게 이해했다면 이것이야말로 사띠에 대한 크나큰 오해요, 부처님의 경지를 이해함에 큰 실수를 범하고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 중부 제 111경 Anupadasutta에 보면 아주 중요한 내용이 들어있다.
사선과 사처-후대 주석서나 대승불교 따위에서 소위 말하는 색계 사선(四禪)과 무색계 사선-와 상수멸(想受滅)의 9차제정(九次第定)을
사리불 존자에게 부처님이 설하시면서 이런 경지의 선(禪)에 들었다가 여기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사띠의 힘이라고 하신다.
그만큼 사띠는 전 수행과정에서 튼튼히 유지되어 가는 그 무엇이다. 이 사띠를 순간이라도 잃어버리면 그것은 깨달음도 아니요,
바른 선정도 아니요, 참 지혜도 아니다. 그런데도 “부처님의 경지에는 기억 정도로 이해되거나 잘 해야 4선에서 유지되는 정도인
그런 사띠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더군다나 앉아서 선정에 드셨는데 사띠를 확립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라고 하여 등한시한다면
이것이야말로 2600년 전 불교사에서 가장 큰 비극이 아닐 수 없다고 감히 보는 입장이다.
2, 사띠에 관심을 가지고 초기경들을 읽어 보라. 얼마나 엄청난 새로움과 경이로움으로 초기경이 마음에 다가오는 지를 알게 될 것이다!
최초기경에 속하는 숫따니빠따 4장과 5장을 사띠에 관심을 두고 읽어 보라. 초기 부처님 가르침이 가슴속으로 파고 들 것이다.
⇒ 그러면 사띠는 수동적인 개념인가? 아니라고 말해야한다. 『청정도론』에 의하면 사띠는 아주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개념으로
나타나고 있다. 信(믿음)․精進․念(마음챙김)․定(선정)․慧(통찰지)의 五根 중에서 믿음과 정진과 선정과 통찰지는 서로
조화되어 적당하게 강해야하지만 마음챙김(사띠)은 아무리 강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역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 더 언급하고
싶은 점은 아비담마에서는 사띠는 불선법, 즉 해로운 마음의 상태에는 결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띠는 선법, 즉 유익한 마음의 상태로 파악되고 있으며 초기경에서도 항상 수행과 관련된 선법으로서만 나타나고 있다.
그러므로 좀도둑이 지하철에서 주머니를 털기 위해서 마음을 모으고 다잡는 심리현상은 비록 그것이 아무리 강하게 집중되고
깨어있다 하더라도 사띠가 아니다.
3, 『청정도론』 IV. 49에서는 말한다. “마음챙김은 마음이 들뜸으로 치우치는 믿음, 정진, 통찰지[慧]로 인해 들뜸에 빠지는
것을 보호하고, 게으름으로 치우치는 삼매[定]로 인해 게으름에 빠지는 것을 보호한다. 그러므로 이 마음챙김은 모든
요리에 맛을 내는 소금과 향료
처럼, 모든 정치적인 업무에서 일을 처리하는 대신처럼 모든 곳에서 필요하다. 그러므로 이와 같이 설하셨다. ‘마음챙김은 모든
곳에서 유익하다라고 세존께서 설하셨다. 무슨 이유인가?
⇒마음은 마음챙김에 의지(paṭisaraṇa)하고, 마음챙김은 보호(ārakkha)로써 나타난다. 마음챙김이 없이는 마음의 분발과
절제함이 없다’라고.”
그래서 구체적으로 사띠를 표현하자면 '마음이 대상(명상주제)을 간단없이 챙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간화선을
표방하는 우리나라 불교에서 거듭 강조하는 “화두를 챙긴다. 화두를 잡도리한다”는 말이야말로 사띠의 의미를 가장 멋지게 담아낸
술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아인중생수자상의 원래 의미는 무엇인가(아상 1) -7회 (0) | 2009.02.11 |
---|---|
구마라즙은 왜 ? -6회 (0) | 2009.02.11 |
마음챙김(sati)중요성(1) - 4회 (0) | 2009.02.06 |
상이란 무엇인가?-3회 (0) | 2009.02.03 |
경의 제목 2 (0) | 2009.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