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이야기옯기기19회(09.3.17)

본문

"대덕이시여, 서쪽에서 온 브라만들은 물병을 높이 쳐들던지,화환을 달던지,

물에 들어가 목욕을 하던지, 화신에게 공양을 드리던지 함으로써, 죽은 사람을

천상에 태어 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만, 대덕께서도 그런 일을 하실 수 있겠습니까?"

 

지금도 종교에서 신비를 찾을려는 사람들이 있거니와, 그도 그런 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다. 붓다는 바로 대답하는 대신 이렇게 반문했다.

 

"그러면 촌장에게 내가 한 가지 물을 것이 있다. 생각나는 대로

대답해 보라. 어떤 사람이 깊은 호수에 바위를 던졌다고 하자 그때

여러 사람들이 몰려와서 '바위야,떠올라라.'하며 기도했다고 하면

어찌 되겠는가. 그 바위는 기도의 힘으로 떠오르겠는가?"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누구나 아니라고 할 수 밖에 없으리라. 여기서 붓다는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촌장이여, 이것을  그대는 어찌 생각하는가? 여기에 남을

죽이고, 도둑질하고, 거짓말을 하는 따위 온갖 나쁜 짓을 한 사람이

있다 치자. 그 사람이 죽었을 때 여러 사람들이 몰려와서 '이 사람이

천상에 태어나게 해 주십시오.' 하며 합장하고 기도했다면 어떻겠는가?

그는 그 기도에 의해 천상세계에 태어나게 되었는가?"

 

이 문제에 대해서도 촌장은 아니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대답하고 있는 동안에 어느 사이엔지 그를 가리고 있던 낡은 의식이 벗겨져 나가고 ,그의 마음에는 광명이 비쳐왔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는 이 장의 첫 머리에 인용한 말을 하면서 재가 신자가 될 것을 맹세했다는 것으로 이 경은 끝나고 있다.

 

"어둠 속에 등불을 가지고 와서 눈 있는 이는 보라고 말씀하심과 같이"라는 말은 이런 사실을 가리킨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서는 더 말해 두어야 할 것이 남아 있다. 그것을 다음 장에서 서술해 보고자 한다.

 

 

(2) 현실적으로 증험(證驗)되는 것

 

    "은세존에 의해 잘 설해졌나이다. 즉 이 법은 현실적으로 증험

      되는 성질의 것이며 , 때를격하지 않고 과보가 있는 성질의 것

      이며, 와서 보라고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며, 잘 열반에 인도하는

      성질의 것이며, 또 지혜있는 이가 저마다 스스로 알 수 잇는 성질의 것입니다."

                                                                                     ([상응부경전]55:1 왕, 한역동본. [잡아함경]30:7 왕)

 

이것은 붓다의 가르침에 대해 제자나 신자들이 그 귀의(돌아가 의지함. 붓다, 법, 승가에 자기를 맡기는 것)를 고백하는 말이다. 이 또한 여러 아함부 경전에 나오는 점으로 볼 때 이미 유행화 되었던 문구인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붓다 제세시 부터 지금까지 연면히 이어오는 '삼귀의'의 원형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삼귀의라고 하면 이 앞과 뒤에 붓다와 교단에 대한 신앙고백이있어야 한다.

이 삼귀의, 즉 불,법,승에 대한 귀의는 불교에서 볼 때 가장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왜냐 하면 그것 없이는 불교가 성립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여기에 인용한 것은 이런 삼귀의 중의 '법'에 대한 부분이거니와, 여기에는 붓다의 가르침이 지니는 기본적 성격이 아주 단적으로 표현되어 있다고 여겨진다. 그러므로 이것을 실마리로 하여 우리는 붓다가 설하신 사상의 성격을 구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나는 여기서 조금 머뭇거리게 된다. 그것은 여기에 나타나있는 붓다의 가르침의 성격이 세상의 그 많은 종교의 상식과는 꽤 거리가 먼것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종교란 내세(來世)에 관한 것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고 여기는 것이 종교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이다. 특히 후세의 불교 중에는 얼른 보기에 사후의 일이나 내세의 운명 같은 것에만 관심을 쏱는 듯한 종파도 있었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붓다가 설한 법이 "현실적으로 증험되는 성질의 것"이며 "때를 격하지 않고 과보가 있는 성질의 것"이라고 지적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먼저 세상 일반의 종교적인 상식을 떠나 새로이 붓다의 가르침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겠다.

 

앞서 명심해 두어야 할 일은 붓다의 제자들은 무엇보다도 붓다의 가르침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가진 다음에 귀의하게 된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붓다의 설법을 듣고 그 가르침을 이해하여 그것이 진리임을 확신하게 되었을 때, 비로서 출가하여 사문이 되거나, 신자가 되었던 것이다.

'아함경 > '아함경이야기'-마스타니 후미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야기옮기기21회  (0) 2009.03.19
이야기옮기기 20회(09.3.18)  (0) 2009.03.18
이야기옮기기 18회  (0) 2009.03.16
이야기옮기기 17회  (0) 2009.03.15
이야기옮기기 16회(09.3.14)  (0) 2009.03.14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