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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옮기기-3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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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인도 게르만 어족 계통의 언어에서는 대지를 개발하는 것과 인간의 정신을 개발하는 것이 같은 낱말로 표현되는 경향이 있다. 가령 영어에서 이것을 말할 때 cultivate가 그것이다. 또 문화와 농업이 어근을 같이 하는 말로 표현되기도 한다. 즉 문화가 cultute인데 대해 문화,또는 인간 정신의 개발이 언어에서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것은 결코 우연만은 아닐 것으로 여겨진다. 왜냐하면 그 양자는 기본 구조를 같이 하고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최근에 와서 문화를 논의하는 학자 중에는 문화의 근본원리가 경작에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최근에 와서 문화를 넌의하는 학자 중에는 문화의 근본 원리가 경작에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지만, 그것은 결코 근거 없는 일이라고 할 수 없다.

 

대지를 갈아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어떻게 경작하고 어떻게 수확을 올리고 있는 것일까? 나에게는 그것을 논할 만항 자격은 없으나, 구태여 말한다면 그 기본적인 구조는 다음과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농사꾼에게 주어진 것은 거친 대지이며 그것을 인간이 개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잡초와 잡목을 제거하고 크고 작은 돌맹이들을 치워야 할 것이다. 그런 다음에 보습을 대고 갈아야 할 것이며, 토양이 곡식의 성장에 적당치 못하다면 그 개량도 꾀해야 할 것이다. 또 물에서 떨어져 있을 때는 관개 시설도 서둘러야 하리라. 이렇게 해서 처음으로 논밭이 이루어지고, 거기에 씨가 뿌려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적당한 비와 햇볕과 김매기, 거름주기ㅜ 같은 것이 있음으로써 겨우 수확까지 이끌어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화니 교양이니 인간정신의 계발이니 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그것 또한 농사 짓는 것과 비슷한 점이 있다. 생긴대로의 인간이란 자연의 대지와 비슷한 것이라고 하여도 될것이다. 그리고 그 정신과 육체는 마치 잡초와 잡목에 뒤덮힌 황무지가 아니고 무엇이랴. 그 잡초와 잡목을 뽑고, 크고 작은 돌맹이를 치우며, 토양도 개량해야 한다. 그 때 거칠던 인간은 비로서 아름다운 논 밭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거기에 씨가 뿌려지고 적절한 손질이 베풀어질 때 인간은 아름다운 땅으로서 훌륭한 수확을 올릴 수가 있는 것이다. 붓다가 기실 이런 일을 하고 있기에 "나도 밭을 간다."고 대답한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런 인간 개간의 일을 합\자면 먼저 지혜의 보습으로 갈아야 한다. 즉 인간의 무지 몽매함을 제거하는 일이다. 거기에는 미망이 있고 탐욕이 있고 전도가 있다. 그리고 잔인성이 있고 극단을 즐기는 잔인성이 있다. 붓다의 설법이야말로 이런 황무지를 지혜의 모습으로 가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경전([상응부경전]42:1 포악. 한역동본 [잡아함경]32:6악성)은 붓다가 어떤 촌장을 교화한 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그 사나이는 마을 에서도 매우 소문이 나쁜 사람이었으며 그것을 스스로 걱정하여 가르침을 받고자 찾아왔던 것이다.

 

      "대덕이시여, 사람들은' 나를 '포악하다, 포악하다'말하고 있습니다.

       대체 무슨 까닭에 그리 말하는 것이겠습니까? 세상에는 같은 인간

      이면서도 '얌전하다'는 평을 듣는 사람도 있거니와 대체 어떤 이유

      로 그런 사람은 그런 말을 듣는 것이겠습니까?"

 

붓다는 거친 그 사람을 자비에 넘치는 눈으로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씀했다.

 

     "촌장이여, 여기에 탐욕을 지닌 사람이 있다 하자. 그는 탐욕 때문에 남의 노여움을

     사야 하며, 남이 노하는 것을 보면 그도 또한 노하게 되리라. 이렇게 되면 그 사람은

     '포악하다'는 소리를 듣게 될 것 아니냐? 또 여기에 한 사람이 있는데 그는 증오심에

     불타고 있다고 치자.

     그는 증오심 때문에 다른 사람의 노여움을 사게 될 것이며, 다른 사람이 노하는 것을

     보면 그도 또한 노하리라. 이렇게 되면 그 사람은 '포악하다'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 아니냐?"

 

이런 논리의 전개는 붓다의 독특한 설명 방식이다. 간명하다고 보기보다는 좀 지루한 느낌이 없지 않다. 분석적이어서 단계에 따라 끌어 올리는 수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명에 덮혀 있는 눈을 뜨게 하는 데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촌장이여, 탐심, 증오심, 우매함을 떠나 버린 사람이 여기에 있다

       하자. 그는 그런 것들을 떠난 까닭에 누구의 노여움도 사지는 않을 것이며,

       따라서 남의 노여움에 자극이 되어 자기가 성내는 일도  없으리라. 그 때에

       는 모두 그를 일컬어 '얌전한 사람'이라고 할 것이 아니냐?"

 

이것은 바로 인간의 개간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무지 몽매에 덮혀 있는 인간 정신의 황무지에서 탐욕을 갈아 엎고 증오심을 베어 내며 어리석음을 뽑아 내서 거기에다 씨를 뿌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리하여 거기에 씨가 뿌려진대도 그것으로 모든 일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대지를 경작하는 데에도 적당한 비와 적당한 햇볕과 때에 맞는 거름과 때에 맞는 제초 작업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인간 정신의 경작 또한 더 해야 할 일이 많다. 그런 일 중에서 앞에 나온 게(偈)기 들고 있는 것은 계율과 정진이다. 즉 나날이 신,구,의 삼업에서 악을 제어하는 일, 그것이 "내가 김매는 일"이라고 붓다는 말씀했다. 불교의 술어로 말한 다면 계율을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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