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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회-제일바라밀은 보시바라밀인가

금강경/금강경결제발제문-초불연

by 자수향 2009. 4. 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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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라즙 스님은 14-4장의 최고의 바라밀(parama-pāramitā)을 제일바라밀로 옮겼다. 먼저 산냐의 척파를 설하는 금강경의 이러한 가르침을 parama-pāramitā로 표현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산냐를 극복하라는 이 가르침이야말로 최초기부터 세존께서 고구정녕히 설하신 것이고 그 정신을 바로 전해 받은 이 경이야말로 최고의 바라밀, 최고의 가르침, 불교의 핵심이라는 말로 발제자는 이해한다. 그래서 그냥 반야바라밀이 아니라 금강 혹은 능단금강반야바라밀인 것이다. 구마라즙은 第一波羅蜜로 현장은 最勝波羅蜜로 옮기고 있다.

문제는 구마라즙이 제일바라밀로 옮겼고 이렇게 통용되자 우리 나라의 대부분의 금강경 발제자들은 보시바라밀이 6바라밀 중 처음이니 바로 보시바라밀을 뜻한다고 설명하고 있는 점이다. 범어를 참고하지 않고 한문만으로 생각하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본 경의 근본 대의를 모르고 하는 이야기일 뿐 아니라 산냐의 척파를 고구정녕히 말씀하시는 본경의 핵심을 호도하는 것이기도 하다. 원어에 의거하지 않고 한역에만 의지해서 이해할 때 얼마나 큰 오류를 범하게 되나 하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보기라 하겠다.

다시 14-4장은 "여래가 최고의 바라밀을 설한 것 그것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불세존들도 역시 설한다. 그래서 말하기를 최고의 바라밀이라고 한다"라고 설한다. 최고의 바라밀이라 하는 이유를 보라. 제불세존이 모두 산냐를 뛰어넘는 이 가르침을 설하시기에 최고의 바라밀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거듭 말하거니와 산냐를 척파하는 것(sa~n~nānam upa- rodhana)-이 하나가 없으면 불교는 이미 불교가 아니다. 그냥 하나의 종교일 뿐이요, 하나의 사상체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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