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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옮기기 4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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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한 왕은 시중드는 아이를 시켜 그 게를 외우게 하고, 그 후로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그것을 낭송하게 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왕은 차차 음식의 양을 줄여 갔고, 비대하던 체구도 어느덧 날씬해졌다. 그리하여 어느날 왕은 제 손으로 제 몸을 쓰다듬으면서

 

"참으로 세존께서는 나에게 두가지 이익을 주셨다. 진실로 나는

세존으로 말미암아 현세의 이익과 미래의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고 감탄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매우 비근한 가르침이거니와, 그러한 경의 서술이 도리어 그 정사에서 벌어졌던 하루하루의 생활을 생생하게 우리의 가슴에 전해 주는 것 같다.

 

그러면 비구들은 거기에서 어떤 생활을 보내고 있었던가? 그것에 대해서는 계율 속에 세세한 규정이 전해 온다. 그들은 일어날 때나, 누울때나, 걸을 때나, 목욕할 때나, 항상 위의를 갖추어야 했다. 그렇기는 해도 탁발해서 돌아왔을 때라든지, 밥을 다 먹고 여럿이 모여 있을 때면 그들도 그만 속세 사람들과 비슷한 대화를 즐기는 수도 없지 않았다. 몇개의 경이 그런 소식을 전해주고 있다. 

 

이것 또한 기원정사에서 일어난 일인데 한 경([소부경전] 자설경3;9)에의하면, 어느날 비구들이 모여 속세에 있을 때의 자랑을 서로 늘어 놓다가 붓다의 눈에 띄어 구지람을 들은 적이 있다.

 

"나는 집에 있을 때 코끼리를 참 잘다루었지."

"나는 집에 있을 때 말을 아주 잘 탔단 말야."

 

이런 이야기가 되면 갑자기 눈이 빛나는 것이 인간이거니와 비구들이라고 하여 예외일 수는 없었다. 다시 어떤 사람은 수레 달리는 것을 자랑했고, 어떤 사람은 궁술이나 검술을 자랑했고 도 어떤 사람은 글씨나 시에 대해 자랑을 늘어 놓았다. 즐거운 화제에 열중한 나머지 몸이 정사 안에 있는 것도 잊어버리고 떠들석하고 있던 참에 소리도 없이 붓다가 나타나서 훈계한 말씀은 이러했다.

 

"비구들아, 너희가 모여 있을 때는 두가지 할 일이 있느니라.

법을 이야기 하든지 성스러운 침묵을 지키든지 하는 것이 그것이라."

 

법에 대한 이야기와 성스러운 침묵, 이것들은 붓다가 자주 비구들이 지켜야 할 오직 두가지의 의무라고 강조했던 것이다. 출가하여 사문이 된 이상에는 모든 것을 잊고 오직 자기 완성만을 위해 힘써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곁들여 말한다면 정사에서의 그들의 생활에는 성전을 독송해야 하는 의무조차 없었다. 신 앞에 예배의 의식을 올릴 필요도 없었다. 하물며 후세의 승려가 그 주요한 임무로 여기고 잇는 불공을 드리느니 재를 올리느니 하는 따위의 일은 그들로서는 전혀 알지도 못했고 관계도 없는 일들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간명, 수행의 과정에서도 꼭지켜야 하는 두 가지의 의식이 있었다. 그것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좀 자세히 기술해 보고자 한다. 그것에 의해 그들의 생활이 더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3)포살(布薩)

 

 

"대중이여, 들으시라. 오늘은 15일 포살일이니, 만약 대중에게 지

장이 없다면 교단은 포살을 베풀고 계본(戒本)을 외리라.

 무엇을 교단의 첫 행사라고 하는가? 여러 대덕이 몸의 청정함을 고

백함이니, 나는 이제 계본을 읽으리라. 대중은 여기에서 잘 듣고, 잘

생각할 지어다.

 만약 스스로 허물이 있음을 자각한 사람은 나서서 드러내라. 또 죄

없는 이는 잠자코 있을지니,  잠잠하면 여러 대덕의 청정함을 알리로

다. 만약 누가 물을 때에는 마땅히 대답해야 하리니, 이같은 비구는

이 대중속에서 세 번까지 질문 받을 것이며, 세 번 질문을 받고도 죄

가 있으면서 고백하지 않는다면, 고의적인 망어죄를 얻으리라. 고의

적 망어는 도에 장애가 된다고 붓다께서는 설하셨나니, 그러므로 죄

있는 것을 기억하는 비구로 청정하기를 원하는 이는 그 죄를 드러내라.

드러내면 그는 안락함을 얻으리로다."

                                                                                                                    ( [律藏]  大品  2  佈薩건도 )

 

원시 불교 교단의 생활상, 즉 붓다와 그 제자가 하루하루 어떤 생활을 했나 하는 점은 오늘의 사찰의 양심을 근거로 해서는 좀처럼 알아 내기가 어려울 것임에 틀림없다. 거기서는 장례식이나 추선(追善; 죽은이의 명복을 비는 불사)의 의식이 거행되지는 않았다. 또 독경이나 불공이 올려지는 일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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