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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옮기기 5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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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타행(利他行)

 

 

 

 

"고타마여, 우리는 바라문입니다. 우리는 스스로도 신에게 희생을

바치고 또 다른 사람들도 희생을 바치게 함니다. 고타마여,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다 함께 행복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고타마여, 당신의 제자들은 가정을 나와 사문이 됨으로써

자기의 일신을 편안히 하고 자기 일신의 괴로움을 없애려 합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오직 자기 한 몸의 행복만을 위해 도를 닦는 것이

됩니다. 이것이 출가의 소행이라고 생각되는데, 그대는 어찌 여기십니까?"

 

                                                                                        ([증지부경전] 3:60 상가라 ,한역동본 [중아함경] 143 상가라경)

 

그 또한 붓다가 기원정사에 계셨을 때의 일이다. 상가라바라는 바라문이 찾아와서 질문을 했다. 바라문이란 앞에서도 말했듯이 오랜 전통을 이어오는 사제들이므로 새 사상가인 붓다와 그 제자들에 대해서 얼마쯤 의식을 지니고 있었던 것 가탇. 이제 이 바라문이 붓다에게 내놓은 질문에도 힐난하는 듯한 어조가 느껴지는 것이다.

 

그는 말했다. 우리는 신 앞에 제사를 지내고 희생을 드림으로써 자기를 위해서나 남을 위해서나 복이 될 수 있는 길을 닦는다. 그런데 붓다의 제자들이 출가하여 벌이는 행위를 보건대 결국은 자기를 통제하고 자기를 편안케 하고 자기의 고통을 없애려고 마음을 기울이는 것 같다. 그것은 결국 자기 한 사람만을 위한 길이 아닌가. 이것이 앞에 인용한 바라문의 질문의요지이다. 이렇게 말한 바라문의 마음 속에는 많은 사람들을 위한 행복의 길이 한 사람을 위한 그것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이 박혀 있다. 말하자면 붓다와 그 제자들의 종교를 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라고 규정해 버림으로써 그런 태도를 비난하려는 뜻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이 바라문의 힐난하는 듯한 질문에 매우 큰 흥미를 느끼게 된다. 왜냐하면 붓다와 그 제자들의 수행 태도에 대한 이런 의문은 여기에서 낡은 맞수인 이 바라문에 의해 제기된데 그치지 않고 마침내는 불교 내부에서도 큰 논쟁을 일으키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 논쟁이란 대승이라고 자처하며 새로운 주장을 내세운 사람들과 그들에 의해 소승이라고 비난 받으며 전통의 고수를 주장한 사람들 사이에 장기에 걸쳐서 행해진 이른바 '대승과 소승의 논쟁이다.' 그것은 후일에 이루어진 경전의 표현을 빌자면 '상구보리'즉 진리를 추구하는 것과 '하와중생'곧 중생을 제도하는 것 중에서 전자를 자리(自利), 후자를 이타(利他)라하여, 소승은 자리에만 급급하고 후자의 대의를 망각한 무리라고 비난한데서 비롯된 논쟁이었다. 이런 논쟁은 장기간에 걸쳐서 반복되었고 중국울 통해 과거에 우리가 받아들였던 것은 다름 아닌 대승파의 불교였기에 소승이라고 하면 매우 저급한 가르침인 것처럼 착각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쨋든 간에 지금 비슷한 내용의 질문이 바라문에 의해 붓다 앞에 제시되었다는 것은 매우 흥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 붓다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답하였던가?

 

 

   "바라문이여, 그러면 그것에 대해 나는 그대에게 물어 보고 싶다.

    생각대로 대답하라.

    바라문이여, 그대는이것을 어찌 생각하는가? 이 세상에 여래가

    나타나서 이와 같이 설한다고 하자.

    '이것이 도이다. 이것이 실천이다. 나는 이 길을 가고 이 실천을

    완성함으로써 번뇌가 소멸되고 해탈을 얻을 수 있었다. 너희도

    이리와서 함께 이 길을 가고 이것을 실천함으로써 번뇌를 없애고

    해탈을 얻도록 하라.'

    이와 같이 여래가 법을 설한 결과,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수행하여

    해탈을 얻은 이가 수백,수천,수만에 이르렀다. 하면, 바라문이여,

    그대는 이것을 어떻다고 하겠는가? 이래도 여전히 출가하는 것은

    한 사람을 위한 행복의 길이겠는가. 아니면 많은 사람들을 위한

    행복의 길이겠는가?"

 

이렇게 질문 받고 보니, 마침내 바라문도

   "고타마여, 그렇다면 출가의 행위도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려

    는 길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라고 대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때 옆에서 그 바라문에게 말을 건 사람이 있었다. 그는 붓다의 비서격인 아난다였다. 그는 바라문이 붓다의 반문을 받고 대번에 출가자의 태도가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길임을 인정하고 만 것을 보고, 좀 우쭐하는 마음이 들었는지 이렇게 바라문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바라문이여, 그러면 이 두 가지 길에서 당신은 어느 것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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