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스님 / 휴대폰 소통시대 |
![]() 아이들이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속도를 본 적 있는가? 정말 놀라운 속도로 메시지가 오간다. 문자를 찍고 이모티콘을 만들고 음악을 듣고, 게임을 하고, TV를 보고, 온갖 정보를 주고받는다. 휴대전화를 걸고 받는 목적 외에 별로 사용할 일 없고, 이제 겨우 문자메시지 주고받고, 전화번호 저장하는 수준인 나로서는 참 놀랍고 신기하다.
‘경구 메시지’ 울림 커
검지 하나로 가족과 친구 사회와 소통하는 이들을 ‘검지족’이라 부른다 한다. 그런데 이들 검지족이 단순한 세력이 아닌, 기술과 감성이 융합되는 21세기를 대표할 세력으로 꼽히고 있다.
포교연구실에서 얼마 전, ‘불교 디지털 옷을 입다’라는 주제로 포교종책연찬회를 가졌다. 모바일 산업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기획된 가장 최신의 경향을 반영한 주제인 만큼, 모바일 포교를 해야 하는지, 왜 해야 하는지, 무엇을, 어떻게, 누가해야 하는지…. 새로운 포교방법을 모색하면서 논의가 어느 때보다 열띠고, 진지했지만, 기술적인 문제니, 콘텐츠 개발이니 하는 소리에 조금 기가 질렸었다.
그런데 요즘 우리 절에서 일어나는 조용한 소통방법의 변화를 보며 ‘모바일 포교’에 대해 이해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어느 날부터 아침 일찍 문자메시지 알림음이 들려왔다. 열어보면 새소리 물소리와 함께 다음과 같은 메시지들이 열린다. ‘진실을 말하라 성내지 말라. 가진 것이 적더라고 누가 와서 원하거든 선뜻 내어주라. 법구경의 말씀입니다.’ ‘불교학당 도반님들 오늘도 파이팅입니다!’ ‘산행모임 있습니다. 우리 좋은 도반끼리 신선한 공기와 초록의 기운을 함께 해요.’ ‘일요법회 있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부처님께 참배하고 훌륭한 가르침 듣고 맛난 비빔밥 먹는 귀한 시간 함께해요’ ‘절 참배를 갔다가 찍은 사진이에요. 절마당 가득 봄이 왔네요’ ‘범종 소리 들으며, 마음의 때를 씻어요. 댕~댕~’… 스님인 나로서도 부처님 말씀 되새기며 선업을 짓는 좋은 시간 다짐하는 기회가 되니, 무척 반갑고, 도반들도 참 좋다고 입을 모은다.
문자메시지 내용을 작성하는 사람이 콘텐츠 개발자가 된다. 경전 내용이나, 행사나 법회 안내, 사중 소식 등이 콘텐츠가 된다. 불자들은 수신자가 된다. 우리절 콘텐츠 제작자는, 매일 메시지를 작성하는 수고에, 시간과 정성과 돈도 많이 들지만, 소통하고 함께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한다. 이렇게 도반들끼리 서로 휴대전화로 소통하는 방식은 새롭고, 신선하고, 편리하고, 전달이 확실하고, 가장 빠르다는 장점이 있음을 새삼 느꼈다.
선업 짓는 좋은 기회
사실 우리 불제자들이 배우는 가치는, 외부가 아닌 내부로 집중하는 법이다. 그러기에 최첨단의 기계문명과 시대의 빠른 속도를 따라가기에는 영 어지럽게 느껴지고, 우리 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우리 종단 구성원은 사부대중이다. 스님들과 신도, 남녀노소가 다 조직의 구성원이다. 스님들이 기거하는 조용한 수행처와 재가자들이 살아가는 시끄러운 밖의 세상은 결국 하나로 연결되어야 하고, 스님들과 재가자, 젊은이와 나이든 이들이 모두 연결되어야 하나가 된다. 분명 조직은 소통되어야 잘 운영되고, 그 소통의 매개가 변화한다면 그것에 발맞춰야만 한다.
이들 모두가 소통하는 마법같은 방법이 어쩌면 이 작은 휴대전화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봤다. 요즘 누구나 휴대전화는 하나씩 있으니, 잘 활용해 보는 것, 그것이 ‘불교, 디지털 옷을 입다’의 핵심이었던 게 아닐까 생각해 봤다.
[불교신문 2625호/ 5월2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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