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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옮기기3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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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방일하기만 하면 그 비구는 반드시 팔정도를 익히고, 그것을 반복하여 닦는 중에 마침내는 열반에 도달하리라는 것이다. 또 이렇게 말했다.

 

      "비구들이여, 온갖 착한 벗은 모두 불방일을 근본으로 하고, 다 불

      방일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불방일을 모든 착한 법 중에서

      최상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것은 다만 팔정도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일체의 선이 모두 이 불방일로 근본을 삼고 불방일에 의해 성립되고 있는 것이니까, 나는 온갖 선 중에서 불방일만이 최상의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런 취지겠다. 그리하여 이 장의 첫머리에 인용한 말씀은 마찬가지로 이런 사실을 밤하늘의 달과 가을 하늘의 해에 비유하여 힘을 주어 설한 것임을 알게 한다.

 

이렇게 불방일을 중시하는 붓다의 입장을 이해한 이 마당에서 꼭 집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그것은 후대의 불교인들이 즐겨 쓴 말이거니와 그들은 불교의 여러 가르침을 개괄하여 돈기(頓機)와 점기(漸機)의 설을 세우기도 했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근기(根機)는 갖가지이니까 가르침을 듣고 대번에 깨닫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랜 시일에 걸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 다음에야 겨우 깨닫는 사람도 있다. 그 전자를 돈기라 하고 후자를 점기라 하는데, 어느 쪽이 좋으냐 하면 물론 돈기가 뛰어나고 점기는 그만 못한 것이라는 것이 후세 불교인들의 일반적인 견해였다.

 

물론 이런 구분은 대승불교의 경전까지도 다 붓다가 친히 설한 것이라고 본 데서 나온 것이니라. 그러나 경전을 역사적으로 비판하고 들어가는 우리로서는 진실한 붓다의 가르침이란 [아함경] 이외에는 없다고 보기에 이런 주장에 선뜻 동조하고 나서기가 어렵다. 그러면 붓다는 이 중에서 어느 범주에 속했들까 하고 생각할 때 아무래도 점교의 부류에 속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불방일로 근본을 삼은 바에야 그것을 돈교 속에 넣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 경([중부경전] 107산수목건련경. 한역동본,[중아함경]144산수목건련경)이 의하면 붓다는 일찍이 사바티의 교외인 이른바 동원정사에 있을 때, 한 수학자의 방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의 이름은 못가라나(目健蓮)이라고 하였다. 십대제자의 한 사람인 마하 못가라나과 구별하기위해 이 경에서는 '산수가 못가리나'라고 불렀다.

 

이 수학자가 붓다를 찾아와서 먼저 물은 것은 불교에도 순서를 좇아 배워야 할 길이 있느냐는 문제였다.

 

     "대덕이시여, 제가 이 정사까지 오는데도 거쳐야 할 길이 있으며,

      또 저의 전문인 수학도 차례를 좇아 가르치고 있습니다. 세존의

     가르침에도 또한 밟아야 하는 순서라는 것이 있습니까?"

 

그것은 학자다은 질문이라고 할 것이다. 붓다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나서 붓다가 설명한 것은 꽤 길거니와, 요약하면 이런 내용이었다. 먼저 계를 지킬 것, 그리고 오근(눈,귀,코,혀, 피부)을 제어할 것, 다음에 또 정념(正念), 정지(正知)를 성취하여 지혜로써 번뇌를 누리고 온갖 집착과 불선을 떠나 점차 무상 안온의 경지인 열반에 들어갈 것. 그것은 명백히 점진적으로 도를 성취해 가라는 가르침이었다.

 

곁들여 말한다면 그 수학자가 이어서 물은 것은 그런 가르침에 의해 지도되는 제자들은 누구나 열반에 이르게 되느냐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붓다가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것은 또 어째서입니까? 엄연히 열반이 존재하고 거기에 이르는

      길이 있으며, 또 세존께서 스승이 되어 계신데, 어떤 이유로 이르는

     사람이 있고, 이르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것입니까?"

 

여기서 붓다가 잘 하는 반문이 시작되었다.

 

     "그러면 벗이여, 그대에게 라자가하에 이르는 길을 묻는 사람들이

      있다 하자. 그대는 아마도 그들을 위해 자세히 길을 일러주리라. 그

      러나 어떤 사람은 무사히 라자가하에 이르고, 어떤 사람은 길을 잘못

      들어 엉뚱한 곳에 헤메이기도 할 것이다. 그것은 어째서 그렇겠는가?"

     "대덕이시여, 저는 길을 가르쳐 줄 따름입니다. 그것을 제가 어찌

     할 수 있겠습니까?"

    "벗이여, 그대의 말대로 열반은 엄연히 존재하고, 거기에 이르는

     길도 있으며, 내가 스승 노릇을 하고 있음도 사실이다. 그러나 제자

     중에는 열반에 이르는 사람도 있고 이르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것

     을 내가 어찌할 수 있겠는가? 나는 오직 길을 가르쳐 주는 이에 불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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